홍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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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점토는 다양한 작업 방법들을 구사할 수 있는 적합한 재료이며 또한 유약이나 안료로 표면에 색을 입히거나 점토 자체에 색을 섞어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자기를 성형하는 단계에 있어 색(Color) 을 이용한 채색작업의 경우 건조 상태나 1차 소성 이후에 필요로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형태조형이 우선시되기도 하며 가마 소성에 따라 점토의 색상이 변질되거나 일부 소멸되어 선명함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흙에 색을 섞는 기법(색소지)은 점토 자체에 색이 발현되도록 하여 소성할 때 생기는 요변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색과 점토의 결합으로 안정적인 색상을 얻고 유약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점토 고유의 깊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색소지의 특성과 특징을 응용하여 점토가 가지고 있는 고유색에 의지하지 않고 의도적인 색과 패턴으로 자연의 풍경을 표현한다. 여러 가지 풍경 중에 밤의 풍경을 모티브로 화려한 색상과 문양을 표현한다.
낮에 바라보는 풍경은 사물의 본연의 색이 그대로 보이지만 어둠속에서 보는 자연의 풍경은 달빛이 비추어지는 장소나 물체에 따라서 다른 색으로 보이며 감정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달이 비추고 있는 사물이 때로는 정적이며 단순하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화려하고 강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둠속에서 달빛에 의해 다르게 보이는 밤의 풍경과 사물들처럼 점토에 첨가하는 색에 의해 다르게 보이는 다양한 색점토로 다양한 형태들을 표현한다.

p.s. Gallery D960

다양한 색감을 사용할 수 있는 점토의 장점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컵과 그릇, 병을 보니, 아주 자연스러운 흙의 퇴적 과정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밤하늘을 바라보며 쌓여갔던 우리의 감정과 같아 어딘가 친숙하고, 아주 가깝게만 느껴진다. 예술작품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서 우리의 모습들을 계속 보여주고있다.